2010. 2. 13.

 

나는 이런 사람이 좋다

 

이채


첫눈에 너무 예쁜 사람보다는
처음엔 아무렇지 않아도
볼수록 예쁜 사람이 나는 좋다

볼수록 예쁘다는 말은
마음이며
생각이며
말이며
태도이며
그 사람의 행동이다

사람의 실체는
외모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내면이다
꼭 품위와 격조가 높지 않더라도
만나고 돌아서면 마음이 뿌듯한 사람
한번의 만남에도 오래도록 남는 사람
편안한 모습, 편안한 대화속에서도
늘 조심스럽고 무엇을 생각하게 하는 사람
매사 긍정적이고 반듯한 생각을 지닌 사람
나는 이런 사람이 좋다
라고 하기전에 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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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16.

 

가장 따뜻한 선물

 

김종제


빙하의 어둠에
여명의 아침이 밝아오는 것
얼어붙은 노숙의 온몸을 녹여줄
해가 둥실 뜨는 것
며칠 굶은 생에게
펄펄 끓는 국밥 한 그릇 건네는 것
벌벌 떠는 이웃에게
두툼한 속옷 한 벌 입혀주는 것
쓰러져 누운 목숨에게
한 사발 죽이 되고
손이 되고 발이 되어 주는 것
사막의 입술에 혀에
물 한 모금 적셔주는 것
서리 내려앉는 방바닥을 데워줄
탄을 부엌에 쌓아두는 것
눈 멀고 귀 먹은 것들에게
빛으로 소리로 적선을 베푸는 것
가진 살 몇 점으로
가진 피 몇 방울로
가진 마음 몇 가지로
가장 따뜻한 선물 만들 수 있으니
가진 것 없다고 하지 마라
내가 더 필요하다고 하지 마라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선물의
당신이 있지 않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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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16.

 

오늘은 내게 선물입니다

 

김설하


무거운 눈꺼풀 비비며 맞이하는
어둠이 벗겨지기 시작한 신새벽
반복되는 일상의 창을 열어
낯익은 풍경을 만날 수 있는
오늘은 내게 선물입니다

습관처럼 투박한 머그잔에 커피를 만들고
희미한 갓등 올라탄 먼지 손끝에 묻히며
계절꽃 목긴 화병에서 은은하게 웃으면
눈가 마음의 주름하나 생겨날지라도
오늘은 내게 선물입니다

생각이 통하는 책장을 넘기고
세상으로 통하는 조간신문을 들추며
파란 불꽃위에서 된장국 끓고
밥물 오르는 냄새 집안을 감돌면
채널 고정한 일기예보 쫑긋해지는
오늘은 내게 선물입니다

변함없이 아끼고 사랑하는 가족
언제라도 고민을 들어주는 친구
기쁨과 행복, 슬픔과 아픔 함께 나누며
부족함 채워가는 소중한 하루
오늘은 내게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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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16.

 

들풀

 

류시화


들풀처럼 살라.
마음 가득 바람이 부는
무한 허공의 세상
맨 몸으로 눕고
맨 몸으로 일어서라.

함께 있되 홀로 존재하라.
과거를 기억하지 말고
미래를 갈망하지 말고
오직 현재에 머물라.

언제나 빈 마음으로 남으라.
슬픔은 슬픔대로 오게 하고
기쁨은 기쁨대로 가게 하라.
그리고는 침묵하라.

다만 무언의 언어로
노래부르라.
언제나 들풀처럼
무소유한 영혼으로 남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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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13.

 

그래 그렇게 사는 거야

 

이채


나는 늘 여름에만 바다에 갔었다
싱그런 바람이 좋고
넘실대는 파도가 좋고
마음이 통하는 사람과 백사장에 누워
바람에 실려오는 푸른 이야기를 했었다

어느 해인가
우연히 겨울 바다엘 가게 되었다
아직 군데 군데
여름이 두고 간 흔적이 남아 있었고
바람과 파도는
조금씩 조금씩 그 흔적을 지워가고 있었다

춥지만은 않았다
햇살이 찬바람 사이로 내리고
두 뺨엔 보드란 온기가 스며 들었다
몸을 펴고 가슴을 열고
겨울 바다를 걸었다

빈배와 빈배가 물살에 부딪치고
어디론가 떠나지 못한 낙엽이
바람의 끝을 잡고 그 사이로 떠 다녔고
잔 물고기의 꼬리가
은빛 햇살에 유난히 빛나고 있었다

파도가 쓸고 간 백사장은
다듬질한 삼베처럼 정갈했고
건너편 푸른 솔가지에서
산까치의 낭낭한 울음소리가
파도에 부서지며 하얗게 실려왔다

바람과 파도와 빈배만 남겨진
모두가 떠나고 비워진 자리
겨울바다는 홀로
남겨진 흔적을 지워가며
그렇게 추운 겨울을 나고 있었다

바다처럼
빈배처럼
그래 그렇게 사는거야
침묵의 가슴으로
부딪치며

바람과 파도가 되어
바다를 가르며
지워가며
또 지워가며
그래 그렇게 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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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15.

 

사랑해서 미안합니다

 

이훈식


죽어있던 신경 세포들이
어느 날 갑자기
무릎 세우고 일어나 듯
박하향 환한 기쁨으로
나를 깨운 당신은

하얀 햇살
눈밭에 구르던 이야기였고
달빛 꺾이던 날
살밑에 숨겨 두었던
기억이었습니다

내 속을 다 비우지 못하고
슬픔을 슬픔으로
아픔을 아픔으로
씹어 보려던 날

나뭇가지 끝에
매달려 울던 바람 소리
또한 당신이었고

별빛도 길 잃은 어둠속
늘 떠났다 다시 되돌아 오는
걸음이었습니다

버리는 것이
곧 새로운 얻음이라 하지만
피할 길 없는 세월로 다가 온
당신이여

빛나는 형벌처럼
온 몸 떨리는 고뇌 앞에
외로움마저 머물지 못하는
빈 가슴 하나로

당신을 사랑해서
정말 미안합니다

Posted by 영월서강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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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15.

 

날마다 보고싶은 그대

 

용혜원


사랑하기에
목이 아프도록 부르고 싶고
가슴 설레임으로
날마다 보고 싶은 이가 있다면
바로 그대입니다

마음이 곱고 착해서 언제나 변치 않고
내 곁에서 나를 지켜줄
정이 참 많은 순수한 그대입니다

늘 내 마음을 사로잡고 있어
늘 보고 싶어집니다

그대를 만남이 축복이요, 은총이라
그대를 위해 기도 드리면
내 마음까지 평온해집니다

날마다 보고싶은 그대는
시도 때도 없이 구름처럼 그리움을 몰고 와
내 마음에 사랑을 쏟아 놓고
시도 때도 없이 그리움이 파도처럼 밀러 와
내 마음을 사랑으로 파도치기 합니다

사랑하기에
그대가 날마다 보고 싶어집니다
그대가 있음으로 내 삶은 기쁨입니다.

Posted by 영월서강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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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15.

편지

 

피천득

오늘도 강물에
띄웠어요

쓰기는 했건만
부칠 곳 없어

흐르는 물 위에
던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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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15.

 

미국

괌에서

LA에서

떨어져 지내다

고국에서 설 명절을 맞이하고

한반도지형에서 가족 사진을 찍었네요.

 

남다른 기분이 었을 것 같은데

멋진 추억의 가족 사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영월서강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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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15.

 

마음의 여백

 

김재진

잎이 떨어지고
남은 빈 공간에다
내 사색을 채워 놓을 생각이다.
마음의 여백을 주는일.
행복이란
바로 그런것이다.

마음의 여백을 갖는 일.

다가올 즐거운 순간을
기다리는 마음의 여백이
바로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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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15.

 

추억은 아름답게

 

김옥자

 

흘러가는 시간을
비좁은 가슴에 꼭꼭 눌러넣고

아름답던 사랑을
압축시켜 마음깊이 새겨 넣어

더덕 같은 향기
두릅 같이 푸른

그리울 때 꺼내어 후-하고 불면
두둥실 빨갛게 풍선처럼 부풀어

벅찬 마음 비우고 흥겹게 살고파라
푸른 하늘 우러러 즐기며 살고파라

Posted by 영월서강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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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15.

 

구름의 길

 

황금찬

 

구름은
어디서 떠나 어디로 가는지
그것을 모르고 있다
그냥 바람에 실려
흘러갈 뿐이다
강물에 떠가는
낙엽처럼 말이다

나는 떠난 곳과
갈곳을 알고있는지
스스로 물어본다
여기엔 정답이 없다

유사한 답은
구름처럼
낙엽처럼
가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구름에게 길을 묻고
낙엽에게 배운다

그렇게 무심히
흘러가고 싶다
오늘은 구름이 부럽구나
낙엽이여...

Posted by 영월서강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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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15.

 

내가 사랑하는 그대는

 

유진하


거추장스럽게 꾸미지 않은
수수한 모습으로도
그윽한 10월의 빛깔을 만들어
첫 만남의 가을빛 추억
영원히 머물게 하는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진한 그리움의 갈증에
마음이 타들어 갈 때
시원한 행복 한잔에
달콤한 사랑 몇개 띄워
방긋 웃으며 전해주는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환한 별빛이 떨어져
아침 풀위로 구르는 구슬같이
나 말고는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Posted by 영월서강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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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14.

 

웃는 나무

 

신미균


나무가 웃고 있다
자지러지게 웃고 있다
뒤로 넘어가면서 웃고 있다
징글징글하게 웃고 있다
웃다가 웃다가 허리가 끊어지려 한다

저러다 죽는 것은 아닐까

자세히 보니
새 한 마리
나무에 간지럼 태우고 있다

나무가 웃는다
바스러지게 웃는다
바삭바삭 부서진 유리조각처럼
빛을 반사하면서 웃는다
고개를 숙이고 웃는다
듬성 듬성 웃는다

자세히 보니
새가 떠나갔는데도
웃고있다

Posted by 영월서강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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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14.

 

우리가 물처럼 사랑할 수 있다면

 

이채


당신과 내가
생각의 숲에서 물이 될 수 있다면
사람의 속내를
어찌 모를 일이라고만 하겠는가

서로가 뜨거운 진실로 만나
산이 되고
계곡이 되고
물이 되어 흐르다면
겉으로 볼 것이 아니고 속으로 안으로 볼 일임을
계곡은 산의 속내를 소리로 들려주네

서로가 물이 된다는 것은
제각기 다른 소리를 섞고 또 섞으며
부딪치는 바위를 휘돌아
때로는 거세도록 흐르다가
어디쯤 강이 보이고, 그 강에 이를 때
비로소 온전한 하나가 되어
마지막 가슴까지 남김없이 열어주는 일

당신과 내가
물처럼 사랑할 수 있다면
믿음 하나로 쉼없이 흐르는
작은 물줄기 하나라도 멈출 수 있을까

Posted by 영월서강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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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14.

 

인생은 그렇게 사는 거야

 

이문조


손해 보고 살아라
그게 남는 거야
지고 살아라
지는 게 이기는 거야
하시던 그 말씀

지나 보니 알겠네
살아 보니 알겠어

맞아
맞는 말씀이야
인생은 그렇게 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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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14.

 

당신은 내 사랑입니다

 

이채


하루의 시간안에
기쁘거나 슬프거나
웃으면서 견딜 수 있는 건
당신의 꽃향기같은 마음 때문입니다

사랑 아닌 것이 없고
미움과 이웃하지도 않는 당신
그 가슴에서 나는
소중한 행복을 건네 받았습니다

한결같은 당신의 사랑으로
꽃이 아닌 낮이 없고
향기 아닌 밤이 없고
행복하지 않은 하루가 없습니다

변함없는 당신의 사랑으로
하루 하루 삶속에서
가슴 벅찬 행복을 느끼며
내일의 소망을 두손 모아 기도합니다

내 안에서
나보다 더 많은 나를 움직이고
나보다 더 큰 나로 살고 있는
당신은 유일한 내 사랑입니다

Posted by 영월서강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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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13.

 

느린 행복

김춘경

가끔은 말야
빠른 것이 싫을 때가 있지
짧은 사랑은 그리움을 낳고
그리움이 꿈이 되면
깨어남이 허무하듯이
떠나는 것들은 거의
슬픔을 남기거든
잠시만 기쁨을 주고
사라져 간 그런 것들은 말야

살다 보면
더딜수록 좋은 게 있지
길은 천천히 걸어야
더 많은 걸 바라볼 수 있고
바람은 느리게 닿아야
더 지그시 눈 감을 수 있듯이
느릴수록 좋은 게 있지
오래오래
행복하고 싶은 것들
그런 것들은 말야

Posted by 영월서강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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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13.

 

당신을 생각합니다

 

김기린

 

보름달이 뜨는 날은

달을 닮은

당신을 생각합니다.

 

햇살이 눈을 몹시 부시게 하는 날은고요하다가는 불같이 정열적인당신을 생각합니다.

 

냇물이 살얼음을 마지막으로 걷어올리던 날은속으로만 살아가는당신을 생각합니다.

 

행내음 봄바람이 불어오는 날은간지러운당신을 생각합니다.

 

숲들이 어울려 자장가를 부르는 날은나를 재우지 않고는 잠들지 않던당신을 생각합니다.

 

곡식이 여물고 하늘이 높던 날은처음 나온 과일들을 먼저 먹이지 못해 안달하던당신을 생각합니다.

 

강풍이 모질게 몰아치는 날은따뜻한 체온으로 나를 데워주던당신을 생각합니다.

 

이렇게 당신을 생각하는 것은내가 당신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당신이 생각을 불러일으켜 준 것입니다.

 

당신을 생각하면서내가 여태 사랑을 받지 못했던 까닭을이제사 조금씩은 알 것 같습니다.
Posted by 영월서강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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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13.

 

가족

용혜원

하늘 아래
행복한 곳은
나의 사랑 나의 아이들이 있는 곳 입니다.

한 가슴에 안고
온 천지를 돌며 춤추어도 좋을
나의 아이들.

이토록 살아보아도
살기 어려운 세상을
평생을 이루어야 할 꿈이라도 깨어
사랑을 주겠습니다.

어설픈 애비의 모습이 싫어
커다란 목소리로 말하지만
애정의 목소리를 더 잘 듣는 것을

가족을 위하여
목숨을 뿌리더라도
고통을 웃음으로 답하며
꿋꿋이 서 있는 아버지의
건강한 모습을 보이겠습니다.

Posted by 영월서강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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