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2. 14.

 

웃는 나무

 

신미균


나무가 웃고 있다
자지러지게 웃고 있다
뒤로 넘어가면서 웃고 있다
징글징글하게 웃고 있다
웃다가 웃다가 허리가 끊어지려 한다

저러다 죽는 것은 아닐까

자세히 보니
새 한 마리
나무에 간지럼 태우고 있다

나무가 웃는다
바스러지게 웃는다
바삭바삭 부서진 유리조각처럼
빛을 반사하면서 웃는다
고개를 숙이고 웃는다
듬성 듬성 웃는다

자세히 보니
새가 떠나갔는데도
웃고있다

Posted by 영월서강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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