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 동ㆍ식물'에 해당되는 글 16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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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5.29 뭘까요?
- 2007.05.29 은대난
- 2007.05.14 꿩의다리
- 2007.05.14 은방울꽃
- 2007.04.25 붓꽃
- 2007.04.25 솜방망이
- 2007.04.25 숲속 가족
- 2007.04.25 솜나물
- 2007.04.24 고사리
- 2007.04.24 할미꽃
- 2007.04.20 노루귀 1
- 2007.04.18 괭이눈
- 2007.04.18 제비꽃
- 2007.04.18 양지꽃
- 2007.04.10 생강나무
- 2006.11.11 나팔꽃
- 2006.11.11 산국과 나비
- 2006.11.11 칡
풀꽃의 노래
이해인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굳이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좋아
바람이 날 데려가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새롭게 태어날 수 있어
하고 싶은 모든 말들
아껴둘 때마다
씨앗으로 영그는 소리를 듣지
너무 작게 숨어 있다고
불완전한 것은 아니야
내게도 고운 이름이 있음을
사람들은 모르지만
서운하지 않아
기다리는 법을
노래하는 법을
오래전부터
바람에게 배웠기에
기쁘게 살 뿐이야
푸름에 물든 삶이기에
잊혀지는 것은
두렵지 않아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풀꽃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쌍떡잎식물 미나리아재비목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 |
은방울꽃
이정자
하얀 네 꽃망울 속엔
차마 말하지 못한
보고싶다는 단 한 마디
초롱초롱 전언처럼 맺혀 있는 것만 같다
다가가
손끝으로 톡,치면
금방이라도 딸랑거리며
가슴 속 비밀 죄다 열어
맑은 종소리
그대 있는 곳까지
딸랑딸랑 울려 퍼질 것만 같다
한반도 지형에는 정말 많은 식물들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며 자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을 방문하고 있는 사람 중에는
자생하고 있는 식물을 캐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모든 것이 그러하듯 있을 곳에 있어야만
아름다움을 오래 보존할 수 있지 않을까요.
솜방이와 할미꽃이 여러 풀들과 어울려 봄 나들이를 합니다.
한참을 그들곁에 머무르며 눈맞춤을 하다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복잡하게 얽힌 듯 싶으나 그들의 조화가 오래도록 내 발길을 멈추게 했습니다.
양지바른 곳에 고사리 하나 쑤-욱 올라왔습니다.
마치 양팔을 부둥켜 않고 무언가 생각하는 듯 합니다.
주변의 잡풀들이 이웃처럼 정겹습니다.
한반도 지형의 봄은 참 많은 것을 보고 느끼게 해줍니다.
할미꽃
홍이선 아지랑이 피는 봄 언덕에 세월의 흔적 아스라이 내려앉은 늙고 쇠잔한 육신에 단내 물결치던
왼 종일 쪼그리고 앉아
나물 캐다 허리 굽은
귀밑머리 하얀 할머니
지루한 변명처럼 구부러진 생을 떠안고
외로움 게우는 모습이 처연하다
세월의 빛깔이
곰삭은 선홍빛 요절처럼 곱다
한반도 지형에도 봄이 왔습니다.
요즘 생강나무가많이 피어 노란 오솔길을 만들었습니다.
60년대 우리 농촌의 생활은 그야말로 궁핍했었던것 같다.
그 시절 유년의 봄을 생각해 보면 산과 들로 먹거리를 찾으러 다닌 기억들이 빼곡하다.
언땅이 다 녹기도 전에 냉이와 달래를 캐러 다니고,
온 산을 진달래가 물을 들이면 그 꽃을 따 먹었다.
우리는 진달래를 창꽃이라 불렀다.
그러다 하얀 찔레꽃이 산을 덮으면 찔레꽃을 따먹고,
꽃이 지고 줄기가 자라면 찔레를 꺾어서 먹었다.
고양이 밥과 시금치라는 풀이 있었는데 그것을 뜯어 먹는 재미도 쏠쏠했다.
시골의 봄은 늘 풍족했다. 한가지가 지나가면 또 새로운 것이 나왔다.
따먹을 꽃들이 지고 나면 칡뿌리를 캐러 다녔다.
칡은 뿌리가 길고 깊게 뻗어 있어 캐기가 쉽지 않았다.
곡갱이를 주로 사용했는데 땅이 모질어 곡갱이 자루가 부러지는 경우도 있었다.
캐서 먹는 재미도 한몫했지만 그 보다도 친구들 끼리 어울려 다니는 재미에 더 푹 빠졌었던 것 같다.
그때 벌써 울력이라는 것을 실천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여럿이 모여 칡줄을 걷어내는 아이, 칡뿌리를 캐는 아이, 캔 칡을 짤라내는 아이
따로 분담하지는 않았지만 알아서 각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그리고는칡을 각자 몫을 나누어서질겅질겅 씹어 칡물을 내어 먹었다.
손이랑 입술은 갈색으로 물이 들었다.
그때는 쓴줄도 모르고 먹었다.
그것도 싫증이 날 즈음이면 산딸기가 익고 오디가 익었다.
밀밭의 밀도 누렇게 익었다.
그때는 껌도 귀했다. 풍선껌 한번 사면 며칠씩 씹었다.
산에가면 쫀뜨기라는 열매가 있었는데 그 껍질을 까면 하얀 막이 나오고
그 앏은 막을 벗겨서 여러개를 모아껌처럼 씹기도 하고
밀을 한입넣어 오래 씹으면 껌처럼 쫀득쫀득해 지는데 그 질감을 껌처럼 즐겼다.
칡꽃을 촬영하면서 유년시절의 기억이 추억처럼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