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31 17:35
한반도에 무궁화 꽃이 활짝 피었다. 인공위성에서 내려다보듯 한반도를 배경으로 무궁화 꽃이 만개한 지역은 한반도 지형으로 유명한 강원도 영월의 한반도면 선암마을. 한반도 속 한반도인 이곳에는 하얀색과 분홍색 무궁화 꽃이 오랜만에 쾌청한 가을 날씨를 맞아 무언의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앞발을 쳐들고 만주를 향해 포효하는 호랑이 형상의 한반도 지형은 서강 지류인 평창강 푸른 물줄기가 휘돌아 만든 독특한 형태다. 깎아지른 강변 바위절벽이 신선처럼 멋있다고 해서 선암(仙巖)으로 이름 지어진 호젓한 강마을은 한반도 지형으로 인해 요즘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한반도 속 한반도는 오랜 옛날부터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하지만 세상에 널리 알려진 것은 1999년. 선암마을 주민 이종만(작고)씨가 우연히 마을 뒷산에 올랐다 한반도 지도를 닮은 지형을 발견하면서 매스컴을 통해 전국에 알려졌다.
한반도 지형을 한눈에 보려면 선암마을에서 강변의 은사시나무길을 걸어 가파른 산을 올라야 했다. 그러나 요즘은 마을 뒷산으로 도로가 뚫려 10분 정도면 손쉽게 전망대에 설 수 있다. 전망대에서 보는 한반도 지형은 한반도 지도를 쏙 빼닮았다. 오죽했으면 영월군에서 면(面)의 명칭을 단순한 방위표시인 서면에서 한반도면으로 바꿨을까.
강원도의 골골을 흘러온 평창강은 한반도 지형에 가로막혀 U자로 흐르면서 삼면이 바다인 한반도 지도를 그린다. 협곡을 달려온 평창강은 선암마을에서 강폭을 넓히며 검푸른 동해로 둔갑한다. 강물은 남해에서 뒷산에 막혀 서해로 물줄기를 튼다. 그리고 신의주쯤에서 압록강 격인 주천강을 만나 영월의 젖줄인 서강으로 이름을 바꾼다.
오른쪽은 경사가 급하고 왼쪽은 완만한 동고서저(東高西低)의 지형도 우리 국토와 너무 닮았다. 특히 서쪽 백사장은 군산과 부안쯤에서 툭 튀어나와 마치 새만금방조제로 인해 태어날 거대한 간척지를 예고한다. 갈수기에만 모습을 드러내는 작은 바위도 울릉도와 독도쯤에 자리 잡고 있다.
뿐만이 아니다. 백두산에서 뻗어 내린 듯 송림으로 우거진 산줄기가 마치 백두대간처럼 선암의 등줄기를 달린다. 신의주쯤에는 중국과 한반도를 연결하는 압록강 철교처럼 다리도 놓여 있다. 거대한 시멘트공장은 압록강 너머 중국 단둥의 공장지대를 방불케 한다.
소나무 숲에 위치한 선암마을 뒷산의 전망대는 굳이 한반도로 해석하면 제주도의 한라산 정상쯤 되는 곳. 하루에도 수백 명의 관광객과 사진작가들이 찾는 이곳에 전망대가 설치되면서 절벽처럼 가파른 9부 능선에서 소나무에 의지해 셔터를 누르고 감탄사를 지르던 아슬아슬한 장면은 사라졌다.
전망대 주변에 무궁화를 심은 사람은 영월 토박이 사진작가인 고주서(56)씨. 고씨의 ‘나라 사랑’에 뜻을 같이한 사진작가들과 함께 2003년부터 1600여 그루를 심고 가꿨다. 아울러 고씨는 12년째 한반도 지형을 배경으로 관광객들의 사진을 찍어주는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영월에는 한반도 지형 외에도 특이한 지형들이 많다. 소나기재 정상에서 이정표를 따라 약 100m 정도 들어가면 70m 높이의 거대한 기암괴석이 ‘ㄱ’자로 굽은 강줄기와 어우러져 절경을 연출하는 선돌을 만난다. 선돌은 말 그대로 기암괴석이 마치 공중에 서 있는 모양을 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 두 개의 바위 사이로 펼쳐진 강줄기와 고즈넉한 강마을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영월=글·사진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
'관련기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물관 탐구생활 / KTV (2) | 2012.03.22 |
---|---|
한반도지형 인근 편의시설 태부족 / 강원일보 (0) | 2012.01.11 |
한반도 빼닮은 영월지형에 무궁화꽃 `활짝` / MBC (0) | 2011.08.24 |
영월 한반도 지형 관리 `구멍` / 강원도민일보 (0) | 2011.08.18 |
[뉴스9] 한반도지형 `미끄럼 사고 주의` / KBS원주 (0) | 2011.0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