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01102301012726310004

서강 ‘한반도 닮은꼴 지형’ 훼손 논란

이시영기자 sylsyl@munhwa.co.kr
강원도 서강의 ‘한반도 지형’을 통과하는 터널 시공을 둘러싸고 지형 훼손 및 예산 낭비 논란이 일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영월군 서면 옹정리에 가면 남한강 상류중 하나인 서강에 둘러싸인 한반도 모습을 닮은 야산이 있다. 이곳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남북 화해 무드와 함께 통일된 한반도를 상징하는 장소로 급부상, 영월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영월군이 모두 200여억원을 들여 지난 99년 착공, 2005년 완공 목표로 추진중인 서면 신천리~남면 북쌍리간 8㎞ 도로 확장·포장 공사가 바로 이곳 한반도 지형을 가로 질러 통과하게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한반도 지형을 도로가 가로지르는 모습이 마치 한반도의 허리를 반으로 자르는 것 같아 분단이라는 민족의 비극이 재연되는 듯 하다는 것.

군청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도로 개설을 반대하는 글이 전국적으로 날아들었으며 영월군은 한반도 지형의 훼손을 최소화한다는 명목으로 당초의 설계를 변경, 터널 및 교량 공법을 도입키로 하고 강원도와 건설교통부 등에 설계 변경에 따른 예산 증액안을 제출해 놓은 상태다. 영월군은 터널 및 교량 시공에 각각 40억원과 30억원 등 모두 70억원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과 환경단체는 설계 변경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반도 지형을 훼손하기는 마찬가지일 뿐만 아니라 선암마을 인근에 다른 도로가 있어 도로 개설이 불요불급하다는 것이다.

영월의 사진작가이자 환경운동가인 고주서(46·영월예사회 회장)씨는 “한반도 지형은 비록 영월에 있지만 민족의 비원인 통일을 상징하는 ‘성지’이므로 한반도 지형을 훼손하는 도로 개설은 여론을 수렴한 뒤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반도 지형에 터널을 뚫어 봤자 고작 7분 단축되는데 9가구 사는 마을을 위해 70억원을 쓴다는 것은 어처구니 없는 혈세 낭비”라며 도로 개설 자체를 반대했다.

/영월이시영 기자 sylsyl@munhwa.co.kr

기사 게재 일자 2001-10-23

Posted by 영월서강한반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