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밥풀 꽃

권오범

서방님 머슴살이 생이별에
신혼의 단꿈 접고
우렁잇속 시어머니 업시름에도
군색한 살림살이 조리차 하였건만

젯밥이 뜸 들었나 맛본 것이
죽을죄가 될 줄이야

"육시랄 년이 조상 밥 먼저 처먹네,
너 이년 뒈져봐라"

가탈에 이골이 나 몽둥이 들고
콩 튀듯 하다
들피든 며느리 결딴낸 시어머니

속종 알리려고 환생한 넋이더냐
벌린 입 다물지도 못한 채
피투성이 입술에 묻은 밥풀 두개
원통해서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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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월서강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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