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원문보기 : http://news.donga.com/3/all/20100114/25428396/1

“한반도와 호랑이, 손잡고 뜁니다”

2010-01-15 03:002010-01-15 05:29

‘호랑이 꼬리’ 포항 호미곶면
영월 한반도면과 자매결연
관광연계 등 공동사업 추진



“2010년에는 한반도에 호랑이 기상이 솟구쳐야죠.” 경북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과 강원 영월군 ‘한반도면’ 주민들이 경인년을 맞이하는 특별한 소감이다. 호미곶면은 지난해까지 대보면이었으나 ‘호랑이 꼬리’로 널리 알려진 호미곶 지명을 살려 1일부터 면 명칭을 바꿨다. 호미곶은 원래 생김새가 말갈기(말의 목덜미에서 등까지 나는 긴 털)를 닮았다고 해서 ‘긴 갈기’를 뜻하는 장기(기)곶으로 불리기도 했다.

한반도면 역시 한반도를 닮은 마을 지형이 유명해지면서 지난해 10월부터 현재 이름으로 바꿨다. 이전 명칭은 방위 개념을 뜻하는 서면이었다.

○ 한반도와 호랑이의 우정

두 면은 지난해 자매결연을 한 데 이어 올해부터 끈끈한 우정을 나눌 예정이다. 호미곶면은 어촌이고 한반도면은 산촌이어서 ‘의좋은 농어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호미곶면 직원들은 영월군 서면이 한반도면으로 명칭을 바꾼 뒤 자매결연을 위해 방문했다가 호미곶으로 면 명칭을 바꾸는 계획을 추진했다. 호미곶면 주민 2600여 명 중 86%가 찬성했다. 이어 한반도면 대표단 30여 명은 지난달 초 호미곶면을 찾아 호미곶 광장에 있는 국립등대박물관에서 자매결연식을 열었다.

두 면의 주민들은 자매결연을 계기로 ‘한반도 호랑이가 뜬다’, ‘호랑이가 한반도에 돌아왔다’, ‘호랑이가 한반도에 올라탔다’ 같은 표현을 하면서 경인년을 힘차게 맞이하자고 다짐했다. 풍수지리 전문가인 우석대 김두규 교수(교양학부)는 “풍수지리학 관점에서 볼 때 땅의 모양과 성격에 따라 이름을 지어 부르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호랑이와 한반도 마을이 손을 잡았다는 것은 기운이 상승하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폭넓은 교류 추진

앞으로 두 마을은 지역을 연계하는 관광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한편 농수산물 상호 판매, 통일 관련 공동 연구 등 폭넓은 분야에서 교류 협력할 계획이다. 한반도면은 자매결연 행사 때 포항제철소를 견학한 데 대한 보답으로 조만간 호미곶면 주민들을 초청하기로 했다.

방재성 한반도면장은 “올해가 호랑이해인 만큼 두 지역 모두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고 기대했다. 권영철 호미곶면장(55)은 “호랑이는 ‘꼬리’에서부터 힘이 생기는 데다 방향과 균형을 잡는 데도 꼬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경인년이 한반도의 호랑이가 질주하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반도면은 이름을 바꾼 이후 더욱 유명해지고 있다. 뗏목 체험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최근 한반도 지형에 폭 150m, 높이 50m의 빙벽이 생겨 장관이다. 지난달에는 한반도 지형이 있는 옹정리 선암마을이 농촌진흥청의 ‘살고 싶고 가보고 싶은 농촌마을 100선’에 뽑혔다. ‘상생의 손’ 조형물로 유명한 호미곶 광장 일대는 연간 300만 명이 찾는 포항의 대표적 광광 명소다.

포항=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영월=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Posted by 영월서강한반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