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5. 3
새가 되고 싶어라
홍수희
당신은
침묵하는 오래된 나무
쓸쓸한 천 년이
또 흐른 뒤,
변함없이
거기 서서 애만 태우실
위엄 있는 눈빛과
무거운 어깨
그러나 도무지 늙지 않는
당신의 사랑,
하루가 가고 또 오나니
불타는 덤불 속
목젖이 타는 그리움이여!
차라리
나 새가 되고 싶어라
당신의 무성한 나뭇가지 위
금빛 지푸라기 물어다 날라
얌전한 둥지 하나 만들어
밤낮없이 지절대는
당신의 노래가 되고 싶어라
뜨거운 노랫말이 되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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