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에 가볼만한 촬영지>
무궁화 꽃 만발한 영월의 한반도지형
글/ 고주서
강원도 영월군 한반도면 옹정리 산 18번지에 우리나라 지형을 꼭 닮은 한반도지형이 있다.
영월 서강 한반도 지형은 그 생김이 동고서저의 형태로 동쪽은 바위절벽이고, 서쪽은 완만한
갯벌처럼 되어있다. 한눈에 얼른 보아도 통일된 우리나라 의 한반도 지형이다. 더욱이 서강은
한반도 지형을 감싸고 흘러 마치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것 같고, 주천강은 압록강처럼 보인다.
한반도 지형의 주변을 자세히 둘러보면 이렇듯 자연만 닮은 것이 아니고 주변 환경ㆍ정세까지도 신기하리만치 너무 닮았다.
신의주 너머로 우뚝 서 있는 현대시멘트공장. 그곳은 중국 단둥(단동)지역으로 대단위 공장 지대가 위치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하면 현대시멘트 공장이 그곳에 있는 것도 우연의 일치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재미있는 일이다.
이곳에 무궁화 꽃이 지금부터 한창이다. 계절적으로 8월 10일 이후면 무궁화 꽃이 만발해지면서 한반도 지형과 어우러진 정경은 어디에서든 찾아볼 수 없는 장관을 이룬다. 이 정경을 촬영하기 위해 많은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한반도지형에 무궁화 꽃이 많이 피는 시기도 이처럼 광복절 무렵이니 이 또한 재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한반도 지형이 전국에 알려지게 된 것은 2000년 초. 영월군이 1999년부터 탄광지역 공공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인근 마을과의 도로 확포장 공사를 추진하면서 한반도 지형이 잘려지게 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때 이 사업을 막기 위해 필자는 한반도지형 사진 8만여 장을 사비로 제작하여 언론기관 등 각계각층에 알리면서 반대운동을 적극 벌였다. 뿐만 아니라 2002년 1월 엔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한반도지형 사진 개인전을 열었고 2002년 고등학교 교과서 <지구과학?〉에도 한반도지형 사진을 실었다.
필자는 이에 멈추지 않고 한반도지형 훼손을 막고 아름답게 보존하기 위해 한반도지형 전망대 앞에 무궁화나무 300 그루를 사서 심었다. 그러자 대우조선 영상동호회에서 720여 그루를 포함해 지인들과 사진작가들까지 동참해서 모두 1,600여 그루의 무궁화나무를 전망대부터 사람들이 오가는 옛길 옆까지 심었다. 이 나무들 중 토종인 아닌 600 그루는 제거하고 우리나라 순수 토종인 백단심과 홍단심 1,000여 그루가 지금 잘 자라면서, 오늘날 한반도지형과 무궁화 꽃의 아름다움을 표출해 내고 있는 장면이 되었다.
무궁화 꽃이 활짝 필 이제 전국에서 수많은 사진작가들이 찾아와 작품 창작에 여념이 없을 시기이다. 그런데 안타까운 점은 한반도지형 전망대 앞은 암반이라 흙이 적어 무궁화나무를 심는 데도 무척 힘이 들지만 지속적으로 흙을 날라다 부어 주는 등 관리가 필요하다. 이곳은 경사가 심해 비가 많이 오면 흙이 쓸려 나가 나무가 생장하는데 열악한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람들은 자기 혼자만의 작품을 만든다고 무궁화나무 숲에 마구 들어가 나무을 밟고 심지어는 나무를 꺾기까지 한다. 군데군데 무궁화나무가 없는 곳이 바로 그런 곳인데, 앞으로 무궁화나무를 훼손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올해도 무궁화 꽃이 피기 시작했으니 수많은 사진작가와 관광객들이 찾아 올 것이다. 이 아름다운 한반도지형이 모든 이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