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6. 2.
그대, 강물처럼 흘러가라 유인숙
그대, 강물처럼 흘러가라
거치는 돌 뿌리 깊게 박혀
발목을 붙들어도
가다 멈추지 말고 고요히 흐르거라
흐르고 또 흘러서
내 그리움의 강가에 이르거든
잠시 사랑의 몸짓으로
애틋하게 뒤척이다 이내큰 바다를 향하여
흐르는 강물처럼 흘러가라
고여 있는 것에는
순식간, 탁한 빛 감돌고
올무 감긴 물풀 어둡게 돋아나느니내 삶의 날들이여,
푸른 그리움이여,
세상사 돋친 가시에 마음 다쳐
귀먹고 눈멀어
그 자리 주저앉고 싶을지라도
소망의 소리에 다시
귀 기울이며
말없이 흐르거라
울음조차 삼키는 속 깊은 강물처럼
그렇게 유유히 흘러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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