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9. 3.
서시
김남조
가고 오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더 기다리는 우리가 됩시다
더 많이 사랑했다고 해서
부끄러워 할 것은 없습니다.
더 오래 사랑한 일은 더군다나
수치일 수가 없습니다.
요행이 그 능력이 우리에게 있어
행할 수 있거든 부디 먼저 사랑하고
더 나중까지 지켜주는 이가 됩니다.
사랑하던 이를 미워하게 되는 일은
몹시 슬프고 부끄럽습니다.
설혹 잊을 수 없는 모멸의 추억을
가졌다 해도 한때 무척
사항해떤 사람에 대해
아무쪼록 미움을 품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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