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27.

 

제야(除夜)

 

김영랑

 

제운 밤 촛불이 찌르르 녹아 버린다.
못 견디게 무거운 어느 별이 떨어지는가.

어둑한 골목골목에 수심은 떴다 갈앉았다.
제운 밤 이 한 밤이 모질기도 하온가.

희부얀 종이 등불 수집은 걸음걸이
샘물 정히 떠붓는 안쓰러운 마음결

한 해라 긔리운 정을 뭏고 쌓어 흰 그릇에
그대는 이 밤이라 맑으라 비사이다.

Posted by 영월서강한반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