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2. 7.
사랑을 묻는 그대에게
김춘경
사랑이 목마른 날
외로움이 밀려오는 날에는
하늘에 편지를 씁니다
사랑이 무엇이더냐고
바보처럼 되묻는 물음 한줄에
저 강물 햇살이 비치면
강섶에 자라난 들풀의 키만큼
그리움이 그림자지는 것이라고
대답 두줄을 씁니다
쓰다 만 편지지 여백에
오그라든 명치끝이 아려오면
그댄 소리없이 다가와
저녁 강에 별빛으로 반짝이다
달빛으로 스러지고
먹구름으로 떠돌다가
강물을 적시는 찬비로 내려
주체할 수 없는 그리움을 덧댑니다
이것이 사랑인가 봅니다
사랑을 묻는 그대
그리움으로 답하는 그대와
서로 하나일 수밖에 없음은
우리가 함께 사랑한 까닭입니다
그것이 바로 사랑인 것입니다
저녁노을 같은 그대
내겐 언제나 아름다운 하늘이기에
그대가 보고픈 날
그리움이 밀려오는 날에는
물빛 하늘에 편지를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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