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4. 10.
동행
이향아
강물이여,
눈 먼 나를 데리고 어디로 좀 가자.
서늘한 젊음, 고즈넉한 운율 위에
날 띄우고
머리칼에 와서 우짖는 햇살
가늘고 긴 눈물과
근심의 향기
데리고 함께 가자.
달아나는 시간의 살침에 맞아
쇠잔한 육신의 몇 십분지 얼마,
감추어 꾸려둔 잔잔한 기운으로
피어나리.
강물이여 흐르자.
천지에 흩어진 내 목숨 걷어
그 중 화창한 물굽이 한 곡조로
살아 남으리.
진실로 가자.
들녘이고 바다고
눈 먼 나를 데리고 어디로 좀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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