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지형기념사진

한반도지형기념사진 _ 2009년 12월 27일

영월서강한반도 2009. 12. 29. 23:52

 


2009. 12. 27.

 

제야

 

이수익

 

오늘밤은
서럽게 울자.
누구보다도 나를 생각하며
서럽게, 서럽게 한 번 울자.
지난 한 해 저질렀던 수많은 죄들
하나씩 하나씩 떠올리며
그 죄에 돌멩이 맞듯 맞아 피 흘리며 쓰러진
사람들을 생각하며
오늘밤은 빈방에서 고독하게 울자.
미운 나, 불쌍한 나를 한없이 뉘우치며
온몸 사무치게 깊이깊이 울자.
마침내 그 울음 지쳐서 바닥나면
한없이 투명해진, 고요한 내 마음 위로 자정이 오고
아아, 그 때
눈부시게 찬란한 새해 첫 새벽이 열리리.